서성이는 것들
시인 : 장대송(1962~ )
대구잡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낡은 담장에 붙은 풀들이 무성한 것을 보았다
마루 끝을 서성이던 여인이 방에 들어가
는 것을 보았다
마루에 남겨진 그림자가 누군가를 기다리
고 있다
대구잡이를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아졌다
마루에 남겨진 여인의 그림자도 방으로 들
어갔으면 했다
우물이 하늘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뭇잎에 붙어 있던 바람이 방향을 틀자
나도 비틀거린다
이렇게 서성이는 것들,
슬픈 빛들을 잡아 먹는 저것들이 꽉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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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11월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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