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혼선/ 전영미

파라은영 2015. 3. 23. 15:19

혼선

 전영미(1978~  )

 

돌은 돌의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의 말을 하고

바람은 바람의 말을 한다

당신은 당신의 말을 하고

나는 내 말만 한다

 

한데 뒤섞여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당신을 향하던 내 말은

당신에게 가기도 전에 뒤섞이고 만다

 

서로의 말은

한 번도 서로의 말인 적이 없다

 

당신의 말은 당신의 것

 

우리는 영원히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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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3 동아일보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