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재민의 군사우편

7째 재민이가 보낸 군사우편

파라은영 2011. 4. 9. 17:47

오늘은 일요일, 교회 갔다가 와서 애들 레모나 도박하는거 보면서 쓰는 편지~

아침부터 비가 엄청 쏟아지는 바람에 연병장에서 점호를 안 해서 꽤 편했어

주일에는 7시까지 잘 수 있었서 10시 취침하니까 9시간 자서 몹시 개운해

약간 찌뿌둥하기도 한데 스트레칭해서 좋다.

내일이 각개전투 및 숙영 2박3일 연속 영외교육이고 끝나자마자 30키로

야간 행군 있어서 그게 조금 걱정이 된다면 되네.

여러가지 준비도 하고 체력도 좋아져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막하네.ㅋ

상무대나 자대에서컴퓨터 할 수 있다면 네이트온 들어갈테니까

그때는 편지 안 써도 되겠지? 손이 고생하긴 한데 시간 때울 때,

주절거릴 때 편지로 때우면 컴퓨터보다 좋은 것 같아,

컴퓨터 대신에 글쓰니까 뭔가 새롭기도 하고...

물론 편지니까 다른건 안쓰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네 ㅋ

이제 진짜 2주만 있으면 훈련소도 퇴소하겠네,

여기 친구들도 많이 친해져서 번호교환 같은 것도 했는데 ㅋ

아~여기 있으면서 생각했봤는데 대학 안 가길 잘 한것 같아,

운동하고 밥먹고 뭐 이런 단순한 생활이 편해.ㅋ

말년병장이 왜 제대 하기 싫어하는지 알것 같기도 해

정말 학생일 때가 좋았던 것 같아, 지금은 사회나가도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어

시작하면 열심히 할 자신은 있는데 내가 좋아할 만한 일이 뭐가 있을지 모르겠고

전에는 시작하고 그걸 즐기면 된다는 생각했는데

막상 군대오니 사회가 어려울 것 같아

뭐...아직 훈련병이니까 드는 생각인가봐, 병생활하다보면

생각이 바뀔거라고 분대장님이 그러셨어

그 말이 맞길 바래봐야지, 아무튼 건강하게 잘 있어.ㅋㅋ

 2011.3.21 논산연무 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