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재민의 군사우편

재민이가 보내온 군사우편5번째

파라은영 2011. 4. 4. 18:40

3월15일 쓴 인터넷 편지 잘 잘받았어

아빠한테만 가서 엄마가 못 보았지 싶었는데

다행히 아빠가 다 보내 주었구나,

아, 근데 인터넷 편지는 A4용지로 프린트 되어서 딱 보면

조회수 이후에는 조금 짤려, 그러니까 옆으로 길게 쓰지 말고

아래로 길게 써줘, 이제 조금 있으면 후반기로 장성군? 상무대 갈것 같아

수류탄도 던져보고 총도 엄천 쏴보고 끔찍한 화생방도 또 하고

야간 사격도 해봤어, 오늘은 15키로 행군이 있고

이번주는 그게 가장 오래 걸리며 힘들것 같아

이제 4주차 되면 그동안 했던 것 보다 힘든 일이 많이 있지만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나 훈련소나 상무대나 자대에 있을 때

주소 보낼 테니 잊지 말고 인터넷 편지라도 많이 써줘

삭막하면서도 재미있는 군대 생활의 꽃은 역시 먹는 거랑 편지 같아

여기서 화생방 교육할 때 칭찬도 엄청 받았어

원래 배운거지만 모른척 열심히 했거든

덕분에 상점도 받구 좋았어.

그리고 사격할때 잘 행동해서 센스쟁이라고 칭찬 받았다.

군대는 시도때도 없이 엄청 혼나다가 칭찬 받다가 정말 정신이 없다니까

난 몽쉘이 이렇게 맛있는 건줄 몰랐어,

빵 순으로는 초코파이<가나파이< 몽쉘이다

음료수로 초코파이나 빵 교환해 먹고 꼭 현대랑 동떨어진것 같아

막 먹을거로 물물 교환해, 빵 봉지 하나 뜯으면 애들이 몰려들고

한입만 달래, 그 순간에는 나눠주거나 나 혼자 먹는데

아무튼 여기선 먹는 거랑 편지가 최고야

이거 다 쓰고 밥먹고 15키로 행군 간다.

평소에 6시에 일어나는데 오늘은 7시에 기상이어서 뭔가 개운한 것 같아,

아무튼 잡설은 이만하고 답장 꼭 보내줘!

2011.3.22 소인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