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재민의 군사우편

4번째 재민이가 보낸군사우편

파라은영 2011. 3. 19. 15:38

이제 드디어 3주차 훈련병이 되었어!

그간 쓴 편지는 집으로 보냈으니 엄마는 못 봤겠지?

원룸 주소를 몰라서 편지 어떻게 쓰지 싶었는데

인터넷 편지 보고 수첩에 옮겨 적었지

여기선 손으로만 해야하니까,

나 편지 좀 많이 보내줘,

3주차 이제 시작인데 가장 힘든 3주차 라서

편지라도 보거나 써야 힘날 것 같아,

아직까지는 체력검정 같은 거 A받아서 친구들보다

우월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야,

아 근데 A받으면 아침마다 뛰는 코스도 A코스로 뛰어야 해,

은근히 귀찮더라고...

체력은 날이 갈 수록 좋아지고 밥도 잘 먹고

부식도 꽁꽁 모아 두어서 관물대...그러니까

사물함 같은건데 거기에 초코파이도 숨겨두고

그래서 요즘은 배고플 일이 그닥 없는 것 같아,

어서 자대로 가야 PX이용을 자유롭게 할텐데

여기선 미용실 도구 같은건 다 있는데 미용사가없어서

전우, 친구들이 머리를 잘라 줘,

여기 소대장님 분대장님 다 좋으신 분들이라 좀 쉬엄수엄 해.

그래서 군기가 빠질까봐 걱정이 다소 되네.

요즘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몹시 궁금해.

일본에 8.몇의 지진 일어 났다며,

손편지로 그런 사회나 가족사 써서 보내줘!

인터넷 편지도 좋지만 손편지도 받고 싶어

내 친구 편지 받은거 화장실 가서 몰래 읽고 나오더라.

아무튼 건강히 대학 잘 다니고 편지 꼭 보내줘!

PS : 우편번호 몰라서 안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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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14일경에 보낸 재민이의 편지(군사우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