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재민의 군사우편

2번째 군사우편

파라은영 2011. 3. 19. 15:04

가족들에게

주말이 다가오는 때엔 정신없이 바쁘지만 주말엔 여유가 한껏-

피어나는 듯 해 여기 상이 이상해서 글씨가 삐뚤빼둘하네

벌써 2주차 훈련병이야

줄이 두줄 그어지는게 좋구 은근히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매일 평소보다 많이 먹고 운동하니까 몸도 좋아진 것 같고

요즘 훈련소 안 좋은 얘기 많이 들린다매

밖에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많이 궁금해,

군대가면 편지 받는 것, 단거 좋아하는거 이런거 안 믿었는데

막상 2주차 되니까 편지 받는게 좋고 주일마다 교회가면

가나파이 주는데 그게 기다려지더라

입소대에서 소포, 그니까 옷이랑 보낸 편지의 답장 잘 받았고

편지쓰는게 재밌다. 편지 많이 써줘!

아, 오늘 그니까 3월5일,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어,

수 많은 사람이받는거라 되게 빨리 빨리 했는데 나름 재미있어

훈련소 교회는 설교가 아니라 사회자가 재미있거든

자대가면 드럼 배울 수 있데

교회에서 드럼 치는거 봤는데 엄청 잘 치더라고

꼭 다시 배우고 싶어, 그래서 다음에 교회에서라도 연주하고 싶어.

요즘 배식 할 때 주걱들고 드럼친다니까,

뭐, 훈련소 생활아직까지는 할 만 하니까

편지나 많이 써줘, 나도 쓸 기회가 있을 때 쓸께,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의 희비가 교차함은 정말 재밌는 광경이야,

아무튼 건강하게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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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3. 8일경 재민이가 보낸 군사우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