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에 사카리탄 수박
시장 입구 트럭에서 친분있는
아저씨가 파는 커다란 수박 싸게
준다고 하는 바람에 한 덩어리를
샀다 그 동안은 마트에서 먹을 만큼
반쪽짜리 수박을 샀는데..
들기도 무거워 윗층 아지매
집에까지 갖다 주었다.
아이들은 수박을 좋아 하지 않는다
나 혼자 먹기는 엄청나게 많은 양이다.
반을 잘라 붉은 속을 둥근 수저로 떠서
화채로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맛 있게 먹어 주었다.
어린날 수박에 대한
추억 하나 떠올라 살며시 웃음이 난다
보리가 익는 이때쯤
보리고랑에 심어 놓은 수박,참외
통통 잘 익은 놈으로
삼촌은 풀 바지게 속에 숨겨
집으로 돌아온다
"은영아! 샘물 한 바가지 떠 오니라!"
깊은 샘 금방 떠온 차가온 샘물에
잘 익은 수박 속을 넣고 사카리를 탄 수박화채
열명이 넘는 식구들이 배부르게 먹었다
그 후로 삼촌이 풀 바지게를 지고 나가면
"삼촌 수박 많이 따와!" 하던
어린소녀가 그 소녀 보다 더 자란
아이들과 수박물을 마음껏 먹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내 아이들은 그 때 그 시절 샘물에 사카리탄
수박 화채맛을 알랑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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