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내가 쓴 詩

군사우편

파라은영 2009. 10. 12. 21:04

 

 

군사우편

 

어느날 그녀가 근무하는

고향  별정 우체국으로

휴가를 나온 스포츠 머리의

잘 생긴 군인 한 사람이 찾아왔다

전화가 귀한 시절의 이야기다

휴가보고를 하기위해

그는 매일 우체국을 들렸다

창구에서 환금업무로 바쁘던 그녀는

친절하게 시외통화를 하게 해주었다

 

그 인연으로 부대  복귀후에

군사우편 소인이 찍힌 편지가 날아 왔다

그녀가 주소를 말하지 않아도

우체국 이름과 이름표를 외워 갔으니...

고향에 오면 늘 그녀는 그 자리에서

환한 웃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가끔은 그가 보낸 군사우편에 답장을 했다

 

 그 남자가 다시 또 휴가를 왔다

근처 다방에서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점심시간에 잠깐 다방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시외통화를 하게 해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

다방에 나타난 그녀는 우체국창구에서

보았던 모습과 달리 불편한 몸을 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고

오래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로 군사우편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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