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어느날의 단상

가을비와 국화차

파라은영 2006. 7. 25. 12:27

 

 

가을비가 아침부터 내렸다 그쳤다 종잡을수 없는 비의 마음 변덕이 죽 끓는다. 상점의 물건을 진열해 놓고 나니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진다. 에고, 오려면 진즉에나 올것이지, 다시 물건들을 통로로 옮겨 놓고 보니 햇님이 구름사이로 눈물 대롱대롱 붙은채 웃고 있다 그러기를 몇번  이젠 지쳐서 비에게 '올려면 니 마음대로 해봐라,!'
한산한 거리에 찬바람만 비를 타고 가슴속까지 스치고 지나간다. 이런날에는 차를 끓인다 찻장속에는 30여가지의 차류가 있다 오늘은 나를 좋아하는 한 지인이 선물로 준 가을향이 짙게 배어 있는 국화차를 우려 다기잔에 준비를 해 두었다. 점심때가 지나면 차를 좋아하는 분들이 국화향기에 취하여 벌이 꽃을 찾아 오듯 하나둘 모여 든다. 차 한잔 마음담아 대접하는 내 마음도 따뜻해 온다
할머니 한분이 국화꽃 다발을 들고 팔러오셨다 " 한 다발만 사주구려! 한 다발에 천원이여!" 머, 그래, 싸노,꽃 할매, 그 꽃 두 다발만 주세요. 꽃병에 물 을채우고 국화를 꽂았다.  향기가 천리는 갔나보다 아주 멀리 숲의 나라에 사는 벌들이 국화향을 맞고 도심의 한복판으로 찾아 온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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