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아내/김광섭

파라은영 2016. 3. 25. 15:36
 

 

아내 ― 김광섭(1905∼1977) 

손이 제일 더럽다면서 
씻고 들어가 
방 한 구석을 지키며 
한 집을 세워 나가던 사람 
늦이삭이지만 막 주우려는데 
인술의 칼끝에 숨통이 찔렸던가 
눈 뜨고 마지막 한 마디 없이 가니 
보이는 데마다 비고 
눈물이 고여 
이 봄 다하도록 
꽃 한 송이 못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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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5.금요일.동아일보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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