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키 작은 아이/노여심

파라은영 2015. 12. 9. 16:59

입력 : 2015.12.09 03:00

키 작은 아이

그 애를 쳐다보고 싶지만
쳐다볼 수가 없다.
부끄러워할까 봐

그 애 곁을 지날 때마다
내가 앉아서
손을 잡아 주고 싶지만
그만두고 만다.
울어 버릴 것만 같아서

짓궂은 아이가
그 애를 불렀다.
"야, 숏다리!
너의 아빠도 난쟁이지?"
나는 덜렁 겁이 났다.

키 작은 아이는
씨익 웃고 지나갔다.
나는 그때서야 말을 했다.
"야, 같이 가자."

―노여심(1962~)

========================================

2015.12.9.수.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 


'시(詩)가 있는 마을 > 신문에서읽는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 이재무  (0) 2015.12.14
갈등/김광림  (0) 2015.12.11
옛 시인의 목소리  (0) 2015.12.07
기다림/김규동  (0) 2015.11.27
나 덤으로 /황인숙  (0) 201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