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덤으로
-황인숙(1958~)

나,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나, 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나, 자꾸 기다리네
누구, 나, 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나, 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다니고
아, 나, 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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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화.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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