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손이 꽃잎을 떨어낼 수 있다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98~ 1936)
어두운 밤이면
나는 너의 이름을 불러 본다,
별들이 달에게로
물 마시러 올 때,
숨은 나무 이파리들의
잎가지가 잠들 때
그때 나는 사랑도 음악도
없는 텅빈 나를 느낀다
죽은 옛 시간을 헤아리며
노래하는 미친 시계,
오늘 이 어두운 밤에
나는 너의 이름을 불러 본다
그러자 지금은 너의 이름이
어느 때보다 멀리 들린다
모든 별들보다 더욱 멀리
서서히 내리는 빗소리보다 더욱 아프게
그때처럼 언제 한번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내 마음에
무슨 죄가 있을까?
이 안개가 걷히면
어떤 다른 사랑이 나를 기다릴까?
그 사랑은 순수하고 조용할까?
아, 나의 이 손가락들이 달의
꽃잎을 떨어낼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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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화. 중앙일보 오민석의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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