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다정함의 세계

파라은영 2015. 8. 25. 09:49

다정함의 세계

    시인 : 김행숙(1970~ )

 

이곳에서 발이 녹는다

무릎이 없어지고,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일어나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는 더 작은 목소리

가 되어

우리는 함께 희미해진다

 

고마워요, 그 둥근입술과 함께

작별인사를 위해 무늬를 만들었던 몇 가지의 손짓과

안녕, 하고 말하는 순간 부터 투명해지는 한쪽 귀와

 

수평선처럼 누워 있는 세계에서

검은 돌고래가 솟구쳐오를 때

 

무릎이 반짝일 때

우리는 양팔을 벌리고 한없이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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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시가있는 아침 2015.8.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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