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빛나는 시간

파라은영 2015. 8. 18. 11:00

빛나는 시간

 시인 : 유희경(1980~ )

 

약속했으니 다시 시간은

빠르고 느리게 지나간다

이제 모든 것은

빛으로 얼어붙어가고

 

나는 내 짐승의 일부

이 그림자를 밟고 서서

무엇도 되지 않으리

숨과 피를 지우고

 

내 살과 뼈와 여자와 개

뚫고 지나가는 선(線)의 선(線)

검푸른 사방 이마 위

첫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을 망쳐놓으리

 

그러니, 이 시간은 그저

칼끝 같기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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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18. 화.중앙일보 정석주의 시가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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