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소만(小滿)

파라은영 2015. 5. 20. 09:42

소만(小滿)

   시인 윤한로(1956 ~ )

 

봄 끝물

베란다 볕 좋다 미카엘라

빨강 고무대야에 따슨 물 가득

아버지 발딱 앉혀 닦아드린다

손 씻고 발 씻고 코도 팽 풀리고

가슴도 닦아드리고

이윽고 거기까지 닦아드리니

헤, 좋아라 애기처럼

뉘렇게 웃으시네

누렇게 패이시네

그새 울긋불긋 꽃 이파리 몇 장 날아들어

둥둥 대야 속 떠다니니

아버지 그걸로 또 노시니

미카엘라 건지지않고 놔 두네

오늘만큼은 땡깡도 부리지 않으시네,윤교장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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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20 수 동아일보 황인인숙의 행복한 시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