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어느날의 단상

버스타고 출근 하기

파라은영 2013. 7. 30. 17:45

 

 

아침 출근시간이 다 되어서 자가용에 시동을 걸었다

갑자기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차가 불안하다

어딘가 아프다고 고함을 질러대는 것 같기도 하고

몇번이나 시동을 켰다 끄다를 하다가

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몇년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버스시간은 언제인지, 차비는 얼마를 내야 하는지

거대한 버스를 혼자서 타기가 두렵기까지 하다

마침 승강장입구에 택시한대가 주차해있고 운전자는 없다

택시광고란에 콜번호가 있어 전화를 했더니

몇 분만에 택시 한대가 내 앞에 도착했다

택시는 자가용으로 3~5분이면 도착하는 직선거리를

가지 않고 골목길과 신호가 많은 쪽으로 간다

아저씨 왜 이렇게 돌아가요 외곽 직선으로 가면 되는데

" 아, 이 길이 제일 빠른 지름길이유!" 한다.

택시기본이 얼마인지 깍아 준다면서 오천을 내라고 했다.

 

다음날 버스를 타기로 했다

다른 날 보다 일찍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승강장으로 갔더니 아무도 없다

버스는 몇시에 오는 걸까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 한 대가 곧 바로 내 앞에 멈추었다

사무실이 가까운 신주공앞에 가는 버스가 아니란다

예천동으로 돌아간다고  말해주는

운전자의 친절함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버스오는 시간

인 모양이다 2분사이에 주공으로 가는 버스가

저 멀리서100번이라고 불빛을 번쩍이며 오고 있다

핸드가방을 메고 도시락가방은 손에 들고

사람들이 오르는 페스에 맞추어 천천히 올랐다

천원권 한장과 동전을 한움큼 보여주었더니

1200원만 넣어라고 운전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돈을 내지 않고 카드를 기계에 대기만 한다

삐익,삐익 돈 나가는 소리인 모양이다

나도 저런 카드 하나 만들어야 겠다

동전을 내는 사람들은 나 밖에 없는 것 같아

왠지 좀 주눅이 드는 기분이다

빈의자가 있나 눈으로 스켄을 하고 있는데

버스가 움직이고 있어, 힘이 약한 다리때문에

기둥을 꼭 붙잡고 빈 자리 발견 드디어 앉았다

다음 승강장에서 할머니 한분이 차에 올라

내 옆에 서 있다.겐히 미안하다 일어설까 말까

갈등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중학생정도 보이는 남자아이가 자리를 양보한다.

 

사람들은 내리기 전에 벨을 눌렀다

혹시 나도 신주공앞을 지나치면 큰일이다

벨을 눌렀다 뒷문으로 내리려는데 앞문으로

사람들이 올라 온다 벨을 누르지 않아도 버스는

멈추었을 텐데.....

인도를 따라 사무실로 가는 길에는

신선한 나무숲에서 나오는 맑은 바람이 스쳐가고

풀잎, 나무잎을 손으로 만져보고

좁은 도로에는 차들이 길게 늘어져 서 있는 듯이

움직인다

이슬을 빨아 먹으려고 일찍 집을 나온 여치와 사마귀도

만나고 스마트폰으로 한 컷 인증샷 담았다.

편의점,분식집, 빵가게, 해장국집, 개업화분이

그대로 있는  삼개탕집 등등 지나서

사무실에 도착, 당직직원이 일찍 출근한 나를 보고 놀란다

 "초과근무 찍으려고 일찍 나왔어요"? 라고 한다.

하루의 업무가 색다른 체험으로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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