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살아요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현관문을 열면 반갑게 마중해 주는 친구
몇달째 얼굴을 익혀서인지 아는체를 한다
누굴를 기다리는 건지 현관 유리문에
얼굴을 대고 밖을 내다 보고 있다.
어디를 가고 싶어서인가 하고 열어 주어도
나갈 생각을 안하는 걸 보면 분명
누구를 기다리고 있다.
먹을 거리를 갖고 오는 친절한 아줌마일까?
아니면 그리운 것이 많아서 일까?
우리집 지하로 이사온지 몇달이 되었는데도
세도 안내고 공짜로 살고 있다.
'야옹아!하고 부르면 자기 이름인줄 알고
쪼르르 우리집 문앞에 와서 자기가 먼저
집으로 들어 가겠다고 머리를 들이 댄다.
작은아이가 동물을 좋아 하여
강아지나 병아리를 길러 보고 싶다고 해도
안된다고 했던 내가 야옹이에게 만은
왠지 자꾸 마음이 가는 것을...
마중 나오지 않는 날은 어디로 이사 갔나?
궁금하고 서운하여 기다려 지는 작은 친구
며칠만에 다시 현관문에서 나를 기다려 주는
그를 만났다 눕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며
반가운 눈빛으로 달려오는 그에게
멸치 한 움쿰을 마음에 선물로 가져다 주었다.
달려와 냄새만 맡고 먹지는 않았다.
야옹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나는 잘 모른다.
야옹이도 먹이 보다 그냥 내가 좋았나 보다.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내가 그냥 좋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