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생선 굽는 가을 - 최동호(1948~ )
썰렁한 그림자를 등에 지고
어스름 가을 저녁 생선 굽는 냄새 뽀얗
게 새어 나오는
낡은 집들 사이의 골목길을 지나면서
삐걱거리는 문 안의
정겨운 말소리들 고향집처럼 그리워 불
빛 들여다보면
낡아가는 문틀에
뼈 바른 생선의 눈알같이 빠꼼히 박힌
녹슨 못자국
흐린 못물 자국 같은 생의 멍울이 간간하다
=====================================================
" 생활은 바로 못 자국인가, 생선 굽는 냄새가 나는
골목길의 삶속으로 어디에고 살 파먹은 생선의 눈알
같은 빠꼼한 못 자국이 잡히네. 우리들 마음의 문틀
에도 그 못 자국 선명하지 않겠는가, 못 자국이야말
로 생의 문틀에 박혀 있는 붉은 낙관이 아니겠는가..
그 멍울 오늘도 참 간간하다."
~ 신달자 .시인 ~
'시(詩)가 있는 마을 > 좋은 詩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들 꽃 (0) | 2007.12.07 |
---|---|
12월의 엽서 / 이해인 (0) | 2007.12.07 |
거미 (0) | 2007.11.30 |
산 책 (0) | 2007.11.30 |
이런 날에는/김명신 (0) | 2007.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