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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 햇살이 또글또글 여문 날에는 바지랑대 팽팽한 활시위에 널리던 한산 세모시이고 싶다 잿물에 삶고 맑음 물에 헹구어 까실까실 말리기를 몇 번이었던가 손끝으로 다독다독 올을 세워 하늘 가득 널어놓던 그리움 뜰에 고인 치자꽃 향기까지 다 거두어 팽팽하게 널어놓던 우리 할머니는 한산 세모시 그 푸새 손질을 지금쯤 하마 잊으셨는지 이런 날에는 햇살 한 자락 잡아당겨 하늘 가득 순백의 몸 내어맡기는 한산 세모시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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