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가을시/국화옆에서

파라은영 2021. 9. 24. 16:12

국화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리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내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가을걷이 강인호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

엄마의 노래랑 한숨도 따라왔으리

햇살 한 줌 배 내음도 묻어왔으리

자식 보고픈 그리움도 담겨왔으리

보모님이 가을걷이를 보내주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