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걸식이 어때서/ 김선우

파라은영 2016. 6. 13. 16:21

걸식이 어때서?

  ―김선우(1970~ )

 

세상에 걸식 아닌 밥이 어디 있니?
본래 자기 것이 없는데
서로 걸식하는 거지

형편 되는 대로 빌어먹고 빌어 먹이고
오늘 내 무릎에 네가 기대고
언젠가 올 오늘엔 네 무릎에 내가 기대고

내 것을 준다는 의식 없이
그저 우린 서로를 빌려주며
먹고 먹이는 거지

걸식하고 남긴 시간에 무얼 하냐고?
열렬히 노동해야지
영혼을 다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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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3.월요일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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