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노는 별들아/이승훈

파라은영 2016. 5. 23. 16:51

노는 별들아
- 이승훈(1942~ )

 

기사 이미지

 

시시덕거리며 노는 별들아.

닥닥거리며 엄마 찾아 달려가는 아기 별,

감자 먹고 방에서 자는 아빠 별,

여름밤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였네.

너희는 볕만 내리쬐는 더위는 몰라.

밤하늘이 온통 수박밭이고 참외밭이야.

몰래 들어가 수박 따 먹고 참외 따 먹는 밤, 

시시덕거리며 노는 별들아.



일하는 인간(Homo Faber)이 성과와 효율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한다면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은 자유와 무(無)목적성, 그리고 상상력을 중시한다.

궁극적으로 ‘문화’를 이끄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놀이다. 그리고 모든 노동은 최종적

으로 놀이의 상태를 꿈꾼다. 경쟁과 효율의 이데올로기 앞에 “시시덕거리며”

자유롭게, 대가 없이 “노는 별들”은 늘 혐의가 된다. 문화의 풍요와 부재가 공존하는 시대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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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23.월요일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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