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박눈 ― 이병률(1967∼)
행색이 초라한 어르신
게다가 큰 짐까지 든 그 곁을 따라 걷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여
식사는 하셨느냐고 물어요
한 끼만 묵어도 되는데
오늘은 두 끼나 묵었으예
날은 추워
마음은 미칠 것 같아
담배나 몇 갑 사 드릴까 하고
담배는 피우시냐고 물어요
오늘은 두 끼나 묵어서
안 태워도 되이예
이제부터 낮달과 제비꽃이 배고파 보여도
하나도 그 까닭을 모를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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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8.금. 동아일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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