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의 글/재민이야기

재민의 스물한번째 생일 츄캬

파라은영 2012. 12. 4. 13:35

                                             

Oh! Happy Birth day to Jae Min

                                                 

 

 

스물한뻔째 생일을 맞이하는 아들재민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사소한 이야기

울 아들 생일이 며칠 남지 않았네

주일아침에 아빠가 내복을 두 개씩 껴입길래

내가 ‘뭔 내복을 두 개씩이나 입노’했다

그냥 하는 말이었는데

갑자기 화를 내면서 “간섭해서 도저히 못 살겠다

교회도 안가고 집 나갈꺼야!”

아빠는 집나가고 엄마는 오기로 혼자서

배추30포기 김장 담았다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기도 하고

칼에 손을 다치기도 하고...

들어오기만 해봐라 문열어 주나,

계단에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혹시나 아빠가 오고 있나 귀기울이고

그러면서 김장은 끝나고 뒤정리도 끝이나고

이제는 들어와도 문 안열어 줄 거야!

그때 밖에서 열쇠구멍에 쇠소리가 들리고

문밖에 아빠가 서 있었다

열쇠로 열수 없는 잠금장치로 문은 열리지 않았다

다시 발자국은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고

맘약한 나는 문열어 젖히고 화가 난듯한 목소리로

얼른 들어오지 못해!

다음날 말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었다

김장을 혼자 하느라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며

엄마는 소심한 복수를 하였다

말 안하기, 점심도시락과 물 안 갖다 주기...

군대간 아들이 내복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들내복을 사면서 남성용 기모 든 따뜻한 내복을

한 벌더 구입하여 예쁘께 포장까지 하였다.

저녁에 아빠가 퇴근하면서 손에 봉지를 들고 왔다

말없이 건네주는 아빠의 선물은 ‘아들의 내복’

말하지 않아도 아들 생각하는 마음은 똑 같았다.

미안해서 설거지, 쓰레기버리기,

내년에는 김장 혼자 다 해주겠단다.

아빠는 내가 사준 기모내복을 입고 잠자고

출근하였다.

아들에게는 내복이 두벌이나 생기는 행운이...

 

울 아들 재민이의 스물한번째 생일이 지나면서

성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제 부모의 허락없이 여자친구를 사겨도 되고

장가를 가도 되는 나이

그래도 예쁜여자 생기면 부모에게 소개는 해야겠제

그래도 결혼은 허락을 받고 하는 거데이..

재민이의 스물한번째 생일을 츄캬하며

성년이 된 것도 츄캬한데이!

 

 

2012 . 12 . 4. 화

서산에서 은희영 엄마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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