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물의 길 /김광선

파라은영 2012. 11. 21. 11:29

 

물의 길

 

시인 : 김광선(약산 벧엘교회 담임목사)

 

너는 바람에 밀려 안개이다가 때론

희망의 무지개 빛을 피우기도 하다가

빙점아래서 얼음이다가

때론 거대한 빙산으로 타이타닉을 삼키기도 하다가

지구 온난화로 그 차가웠던 너의 의지가 녹고 녹아

 

뜬 구름으로 하늘에 머물기도 하다가

어느 고비사막에 뿌리는 생명이다가

지층을 흐르는 광천수이다가

더러는 나무를 키우기도 하다가

너는 내 몸에 까지 들어와

70%가 물로 된 나를 채우는 바다였다

 

너는 강물이다가 홍수이다가

광풍으로 요동치는 파도이다가

그렇게 돌고 돌아 죽이기도 하다가 살리다가

쉬지 않는 너는 나에게 힘겨운 사랑이었다

한 잔의 커피이다가

끝없이 버려도 살아나는 나의 꿈 이었다

 

너는 어느 병사의 수통에 가득한 위로이다가

노아의 홍수이다가

세느강을 흐르는 낭만이다가

어느 완강한 댐에 갖혀 밤이면 밤마다

물안개로 끝없이 피어오르는 그리움이었다

 

그러다 너는 바람과 눈이 맞아

심술꾸러기 폭우이다가

어느 정글에 푸른 숲을 살찌워 놓고 너는

또 다시 태양과 눈이 맞아

내 고향 7월에 피는 뭉게 구름이다가 또 다시 너는

생명으로, 궁창에 가득한 생명으로 남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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