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 놓아둔 편지
시인 : 윤영초
계단은
발걸음 소리를 듣고
누군가의 냄새를 기억하고
아품의 무게까지 느끼는
뒷모습을 기억한다
채우는 낮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계단위로 고여 있는 사연처럼
비워내는 밤이 오고
퍽퍽해진 마음으로
모르는 계단에서
한 계단씩 눈물을 닦아가는 것이라고
기별이 왔기에
계단위 발걸음 소리가
익숙해 졌는지 아니,
나에게 오는지 알 수 없지만
그리운 사연 담아
계단에 앉아 편지를 썼다
그리고,
계단 위에 편지를 놓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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