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담
지은이 : 모름
낭송자 은희영
길은 가야겠는데
막고 선 상대가 커 보인다고요.
알량한 자존심이
상대와의 타협을 허락지 않는다고요.
힘겨루기로 상대를 꺾을 자신은 더구나 없다고요.
알겠어요. 꼭 그 길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다른 길은 쳐다보지도 않았다고요.
맹목은 자랑이 아니지만
그 맹목의 힘으로 밀고나가세요.
깡으로 버티다보면 길이 열릴 거예요.
파투나면 책임지실 거냐고요.
미쳤어요. 그런 마음으로 하라는 얘기죠.
시간을 믿으신다면
상대가 늙어서 힘 빠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현실적인 방법을 알고 싶다고요.
멀리 돌아가세요.
다리품을 얼마든지 들여도 좋다면 말이에요.
도움이 안 된다고요.
그러면 제일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죠.
포기하세요.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요.
쉬운 일이 있겠어요.
당신이면 어떻게 하겠느냐고요.
끙!
아직껏 길을 만나지 못했어요.
쯧!
상담해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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