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화살과노래/H롱펠로

파라은영 2016. 10. 25. 10:57

화살과 노래
- H 롱펠로(1807~1882)

 

기사 이미지

 

나는 공중을 향해 화살을 쏘았지만,
화살은 땅에 떨어져 어디 갔는지 알 수 없었네,
너무 빨리 날아 눈이
그것을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

나는 공중을 향해 노래를 불렀지만,
노래는 땅에 떨어져 어디 갔는지 알 수 없었네,
아무리 날카롭고 강한 눈이 있어도,
날아가는 노래를 어찌 쫓을 수 있겠는가?

아주 오래 지난 후에, 나는 참나무 속에서
화살을 찾았네, 아직 부러지지 않은 그것을,
그리고 노래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친구의 가슴속에 있는 것을 다시 찾아냈지.



아무리 높이, 힘차게 쏘아 올린 말(言)도 허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거대한 우산처럼 퍼져서 사물과 사람의 마음속에 내려앉는다.

지성과 감성의 거인들이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쏘는 화살들은 남김없이

 지상으로 내려와 만물의 양식이 된다. 쓸모없는 것은 없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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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화요일 중아일보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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