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안(1967~ )

당신 너머에서 와요
내가 사랑하는 국화가
국화 너머에서 오듯이
꽃이 아니라
나비를 초대하기 위해
내가 심은 꽃나무가
꽃나무 너머에서 오듯이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Susan Sontag)는 데카르트를 패러디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그는 존재한다”고 했다. 어떤 존재를 사랑할
때, 그 “너머”의 세계가 딸려 온다. 사랑은 존재 너머에 있는 더 큰
동심원(同心圓)이 존재를 내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꽃을 사랑하니까
나비가 따라온다. 당신 너머의 세계가 당신을 내게 밀고 온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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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18.월요일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