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사랑의 형식/이안

파라은영 2016. 7. 18. 11:37
사랑의 형식8
- 이안(1967~ )

 
기사 이미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당신 너머에서 와요

내가 사랑하는 국화가

국화 너머에서 오듯이

꽃이 아니라

나비를 초대하기 위해

내가 심은 꽃나무가

꽃나무 너머에서 오듯이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Susan Sontag)는 데카르트를 패러디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그는 존재한다”고 했다. 어떤 존재를 사랑할

때, 그 “너머”의 세계가 딸려 온다. 사랑은 존재 너머에 있는 더 큰

동심원(同心圓)이 존재를 내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꽃을 사랑하니까

나비가 따라온다. 당신 너머의 세계가 당신을 내게 밀고 온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

2016.7.18.월요일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시(詩)가 있는 마을 > 신문에서읽는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쁜마음으로/박해석  (0) 2016.07.18
새버릇/차주일  (0) 2016.07.18
터미널/이홍섭  (0) 2016.07.15
선운사에서..  (0) 2016.07.08
'반쪽' 이라는 말  (0) 201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