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1950~ )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무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 보곤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2015.7.1 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시(詩)가 있는 마을 > 신문에서읽는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가슴으로 읽는 시] 집으로 가는 길 - 최하림 (조선/ 150620) (0) | 2015.07.02 |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칠월 / 허연 (0) | 2015.07.02 |
[스크랩]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428>탐구생활 / 이진희 (0) | 2015.06.25 |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하지 / 조수옥 (0) | 2015.06.25 |
[스크랩] [가슴으로 읽는 시] 집으로 가는 길 - 최하림 (조선/ 150620) (0) | 2015.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