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춘신/유치환

파라은영 2015. 3. 6. 16:53

춘신(春信)

    유치환(1908-1967)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유내 들녁 끝 어디 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그 자리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 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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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6금 동아일보 오피니언A30쪽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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