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이사/서수찬

파라은영 2014. 2. 21. 11:26

이사

시인 : 서수찬

 

전에 살던 사람이 버리고 간

헌 장판을 들추어내자

만 원 한 장이 나왔다

어떤 엉덩이들이 깔고 앉았을 돈인지는 모르지만

아내에겐 짬깐 동안

위안이 되었다

조그만 위안으로 생소한

집 전체가 살 만한 집이 되었다

우리 가족도 웬만큼 살다가

다음 가족을 위해

조그만 위안거리를 남겨 두는 일이

숟가락 하나라도 빠트리는 것 없이

잘 싸는 것보다

중요한 일인 걸 알았다

 

아내는

목련나무에 긁힌

장롱에서 목련꽃 향이 난다고 할 때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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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생각2월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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