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命)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아래
여름은 또 다시 내년을 기약하고 조용히 물러나나 봅니다.
뜨거운 태양도 추운 겨울엔
많이 그리웁겠죠...
항상 마음 넉넉한 가을날이.....
멋진 추억이 스며드는 한 계절이....
행복한 바람이 되는 가을이 되길
기원합니다...
출처 : 한식의 멋과 맛
글쓴이 : 칼스버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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