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여름밤 풍경
휴가를 받아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나들이를 했다
내가 태어난 곳은 경상북도 낭자마을이다
팔십을 바라보는 백발의 어머니가 우리를 반 가 워 한 다
나이 어린 올케가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맘 착한 올 캐는 찹 살과 팥을 듬뿍 넣은 찰 무리를 해주었다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 유난히 빛나고 있다
마당에 멍석을 깔고 어머니와 동생들 함께 하늘의 별들을 헤아리며
추억 속의 얘기 보따리는 밤이 깊은 줄을 모른 다
어머니는 밀반죽을 밀어 칼국수를 만들고
애호박과 감자를 넣고 소금 간을 한 국물에 배부르게 두어 그릇 해치우고
모깃불 사이로 군 감자 묻어 두고 멍석에 누워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별보다 더 빛난 미래를 꿈꾸곤 했었다.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이웃집 아 지 매
“딸들이 친정 왔나보네
할 마 시 머 맛시는거 해주느라 꼼짝도 안 하 노?“
남의 집에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다
“그래 니는 요즘 사는 재미가 좋은 모양일새
애들 데리고 친정와서 며칠씩 있는 걸 보니께
우리 딸들은 친정오면 가깝다고 하루도 안자고 간다.”
내 친구의 어머니 그 깊은 주름사이로 그리움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