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가을비 - 도종환

파라은영 2007. 9. 21. 16:49

 

 

가을비

어제 우리가 함게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 도종환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