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비빔국수/오정방

파라은영 2012. 11. 19. 17:44

비빔국수

  재미시인 : 오정방 1941 -

  낭송자 : 은희영

 

밀가루로 만든 것은 국수이고

밀가리로 만든 것은 국시라고

깔깔거리면서 이 저녁엔

딸애가 말아온 국수를 먹었다

 

부침개도 얼마쯤 부쳤고

갈비도 좀 곁 들였지만

더운 여름날 저녁

한바탕 웃음을 반찬으로 한

비빔국수가 특미라고 칭찬하며

바른말로 나는 흡족해 한다

 

내가 국수를 좋아하는 것이

언제쯤 부터인지는 기억이 없다

날씨가 더우면 냉콩국수

기후가 좀 서늘하면 이바지 국수

기온이 뚝 떨어지면 수제비를 청한다

제깍 제깍 대령하는 고마운 아내

지금 내 배가 조금 나온 듯한 것은

순전히 밀가루 탓이다

아니다 그 동안

거절하지 않고 조리해준 아내 탓이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국수를 좋아하는 내 탓이다

 

아무렴 어쩌랴

이 나이에 배가 조금 나와 보인다고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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