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11. 27. 11:04

기다림

    김규동(1925~ 2011)

 

기다리겠어요

목숨이야 있고 없고 기다리죠

 

하얀 다리에서

산굽이 돌아가는 까만 점이

안보일 때까지

치맛자락 걷어 올려

눈물 닦으시던 분

 

그 분을 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리겠어요

 

넋이야 있고 없고

해와 닳을 의지해서라도 기다리겠어요

 

날아갑니다

후전선을

흰 나비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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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7.금.동아일보 시가 깃든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