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11. 11. 14:28

숨 쉬는 항아리

      박이도(1938~  )

 

안개밭 은하수에

조각달 스치듯

천지연 미리내에

먹물을 뿌린 듯

오롯한 품

 

이제 천 년 전설이 된 정물(靜物)

 

비바람의 숨결

흙과 불의 조화 속에

태어난 영물(靈物)

너는 뉘 영혼을 살고 있나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나는 눈을 감았다

갑자기 뿜어나는 매화향기

맑은 대바람소리에

나는 귀를 대고 숨을 죽였다.

==========================================

2015.11.11.수.중앙일보 이근배의 신품명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