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신문에서읽는詩

무지개를 사랑한 걸/허영자

파라은영 2015. 9. 25. 11:56

무지개를 사랑한 걸

          시인 : 허영자(1938~  )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 것 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눈멀었던 그 시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기쁨이며 어여쁨이었던 걸

길이길이 마음에 새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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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5.금.동아일보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