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9. 17. 10:53

 이달균 (1957~ )

 

비 오는 세상을

 

한참 바라보았다

 

먼 기적 소리도

 

산 속의 새집들도

 

먼저 내린 빗방울들도

 

함께 섞여 비를 맞는다

 

짐승들도 젖어서

 

돌아간 이 길 위에

 

오직 나 혼자

 

메마른 검불처럼

 

선 채로 젖지 못하여

 

검불처럼 젖지 못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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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17.목.중앙일보 장석주시인의 시가 있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