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9. 8. 11:17

미쳤다고 부쳐주나

         시인 : 이종문(1955~  )

 

그 옛날 내 친구를 미치도록 짝사랑한

나의 짝사랑이 배 두 상자를 보내왔네

그 속에 사연 한 장도 같이 넣어 보내왔네

화들짝 뜯어보니 이것 참 기가 차네

종문아 미안치만 내 보냈단 말은 말고

알 굵은 배 한 상자는 친구에게 부쳐 줄래

우와 이거 도분 나 못 살겠네

에라이 연놈들의 볼기라도 치고픈데

알 굵은 배 한 상자를 미쳤다고 부쳐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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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8.화.중앙일보 장석주의 시가 있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