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6. 8. 17:12

연인

 -폴 엘뤼아르(1895~1952)

 

그녀는 내 눈꺼풀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칼은 내 머리칼 속에

그녀는 내 손의 모양을 가졌다

그녀는 내 눈의 빛깔을 가졌다

그녀는 내 그림자 속에 돌처럼

마치 하늘에 던져진 돌처럼.

 

그녀는 눈을 언제나 뜨고 있어

나를 잠자지 못하게 한다

훤한 대낮에 그녀의 꿈은

태양을 증발시키고

나를 웃기고, 울리고 웃기고,

별 할 말이 없는데도 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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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8월. 동아일보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