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4. 23. 14:04

 

유리창

시인 : 장인수(1968~  )

 

학교는 유리창이 참 많은 건물

종종 뒷산의 산새들이

학교 유라창에 부딪쳐 죽는다

유리창에 숨어 사는 뒷산 때문이라고도

하고

발효한 산열매를 쪼아먹고 음주비행을 했

기 때문이라고도 하지만

새가 되고 싶은 유리창의 음모라는 풍문

이 설득력이 있다

유리창에는 새의 충격이 스며있다

유리창은 종종 깊은 울음을 운다

비가 올 때는 열 길 스무 길 눈물의 계곡

이 생긴다

유리창에 부딪쳐 죽은 새는 다시 살아나

유리창을 마음대로 통과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산맥과 달님도 마음대로 뚫으며 날아다닌

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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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23.목요일 중앙일보 시가있는 아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