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도종환

파라은영 2015. 3. 24. 16:12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도종환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풍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이 맑아서 산 그림자를 깊게 안고 있고

산이 높아서 물이 늘 깊고 푸르게 만들어 주듯이

그렇게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과물이 억지로 섞여 있으려 하지 말고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거기 있지만

그래서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그렇게 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