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15. 3. 16. 16:35

 

봄이 오면

 -  좋은목사 -

 

그곳에

작은 방 하나 지어

살고 싶다.

따뜻한 햇볕 모아 시렁에

걸고

데워진 바람 지나가면 몇

점 들여놓아

탁자에 가자런리 올려 놓고

 

진한 향의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

 

돌아섰던 발길 되돌려

각자 와야 할 그곳

푸른 솔가지 남쪽으로

뻗어있고

집 앞에는 강이 흐르는

산언저리 어디쯤

슬픈 상처에도 새살 돋는

봄 오는 곳에

그런 작은 방 하나 지어

살고 싶다

 

주름 펴진 햇살에

기지개 켜고

지천으로 피기 시작하는

야생 꽃 무리

겨우내 버려졌던 햇살

먹은 오솔길을

침묵하던 계곡 물

구비따라 걸으며

긴 시간 기다림을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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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1 좋은목사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