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기독교이슈

미션 개인과 집단

파라은영 2014. 7. 3. 11:08

[유영설 목사의 시편] 개인과 집단

유영설 목사
입력 2014-06-04 02:07 수정 2014-06-04 15:34

 

[유영설 목사의 시편] 개인과 집단 기사의 사진
나는 서울에서 신학교를 다니며, 목회하는 동안 세 곳의 교회를 경험했다. 이들 교회의 교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었다. “○○교회는 텃세가 매우 심하다, 문턱이 높다”며 배타적 집단의식에 힘들어 했다. 그리고 “○○동이 서울에서 가장 살기가 좋은 곳”이라며 다른 세계나 환경을 경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했다.

어디 이것뿐인가. 예배에 온 교인들이 앉은 좌석을 살펴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만 앉는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보아도 언제나 그 사람이다. 같은 교회에서 10여년이 지나도 인사와 대화 한번 안 해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안면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애써 모른 척하는 심리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심하다. 이것이 우리의 폐쇄적인 국민 정서이다.

‘한국은 난민촌인가’라는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는 이어주어야 할 분열과 단절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학문과 현실도 그렇고, 좌우대립도 완화시켜야 하고, 세대 간의 단절과 지역 간의 단절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한국사회에서 개인은 있는가’라는 문제를 다루면서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형성되는 중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는 ‘패거리’뿐이라고 보았다.

패거리란 같이 어울려 다니는 사람의 무리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성경에서는 길르앗 사람 입다와 함께한 ‘건달패들’로 불렸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소유한 것이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유리하는 가난한 자들이었다(삿 11:1∼3). 이들이 형편상 도덕적이거나 품위 있는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8∼9세 어린이가 되면 동성끼리의 집단의식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의 연령인 11∼14세의 아이들이 가장 심하며, 가끔 다른 집단을 공격하거나 도둑질 등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 이들을 갱(gang)이라고 하며, 갱에이지(gang age) 시기를 살아가는 소년이라고도 말한다. 이들은 집단의 힘을 빌려서 일탈된 행동을 용감하게 수행하는 심리를 나타낸다.

우리 사회의 패거리 집단의식은 수많은 끼리끼리 모임을 만들었다. 어느 정치인이 “우리가 남이가”라고 말한 것은 패거리 집단의식을 호소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성경으로 보면 패거리는 ‘무식한 변론 집단’이란 뜻이다. 이 집단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서로 이해관계가 맞으면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쉽게 담합한다. 그들은 잘못을 지적할 능력이 없다.

패거리 집단은 개인의 각성된 생각을 쉽게 무시한다. 패거리 집단의식의 유대관계가 강한 사회는 이기적이고 가변적이다. 성숙한 시민사회의 개인은 패거리 안에 있지 않는다. 왜냐하면 각성된 개인이라면 패거리를 이루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개인의 주권과 인격이 존중되며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여주 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