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마을/좋은 詩 감상
꽃/김춘수
파라은영
2014. 1. 24. 10:01
꽃
시인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