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빛 향기 '꽃 향유'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의 중간색이다. 이 색상은 가시광선 영역 안에서 볼 수 있는 색상 중에 가장 파장이 짧으며, 파장이 짧은 광선은 자외선으로 분류된다. 보라색은 예술감과 신앙심을 자아내는 색으로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이다. 그래서 보라색은 예로부터 왕실의 색으로 사용되었으며, 우아함, 화려함, 풍부함 이외에도 외로움과 고독, 슬픔도 같이 느끼게 해주는 색이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참 까다로운 색으로 명도나 채도를 잘 못 배열하면 촌티 나고 없어 보여 소화하기가 어려운 색깔이다.
특히 붉은색 기운이 많은 보라색은 여성적이며 심리적으로 쇼크나 두려움을 해소하고 불안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정서적인 보호 기능을 한다. 단풍도 낙엽이 되고 온갖 풀들이 잦아드는 가을의 끝자락에 피어난 보랏빛 향유꽃이 산능선에 도배를 하고 있다.
군락을 지어 길섶을 따라 연이어 피어 있다. 삭막한 들녁에 보랏빛 꽃색깔이 눅눅한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흔치 않은 보라 꽃을 가까이 대하니 황홀하다. 우아하고 화려하면서도 고상한 색으로 늦가을을 함께 배웅하는 우리 고유의 야생화가 자랑스럽다. 꽃색깔의 매력이 마냥 눈길을 잡는다. 신비스런 보랏빛의 꽃 속으로 저절로 유인되는 기분이다.
쪽빛 하늘과 파란 호수를 배경으로 작달막한 키에 신비스런 꽃대를 세운 모습은 환상이다. 향유도 여러 가을들꽃처럼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큰 꽃차례를 만들며 전체적으로 화려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듬성듬성 서 있는 억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한 해를 서서히 마감해야 하는 계절이 다가 온 것이다. 향유는 꿀풀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데, 아시아의 온대에서 유럽에 걸처 널리 분포한다. 키는 사람의 무릎 정도이며 줄기는 네모지고 식물체 전체에는 털이 많이 나 있다. 식물전체에서 향내가 난다. 줄기는 4각형으로 각이 져 있으며 가지를 친다. 잎은 난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마주나는데, 끝이 날키로우며 톱니가 있다. 진분홍 또는 보라색의 꽃은 9~ 10월에 피며 이삭 모양을 이룬다. 작은 꽃마다 수술2개가 꽃 밖으로 길게 나오는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비슷한 종류로 보랏빛이 짙은 꽃향유, 흰색 꽃이 피는 흰꽃향유, 키가 작은 좀향유, 잎이 아주 가느다란 가는 잎향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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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강일보 2012.11.15목 송진괄의 약용식물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