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 동문, 친지 동역자 여러분!
연륜을 따라 주시는 그분의 지혜의 말씀이 어떠한지를 깨닫습니다. 역사서를 읽고, 시편
과 아가서, 잠언서를 읽고, 전도서를 통하여 그분의 음성을 듣습니다.
법구경을 읽고, 금강경을 읽으며, 아함경을 통하여 석가의 가르침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신앙이 주는 우리 삶의 향기가 무엇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살피어 보게
됩니다.
36명의 미얀마 농림부에서 선발해 보내준 젊은이들, 18명은 6개부처에서 선발된 공무원
이고 18명은 미얀마 16개 지방에서 선발된 농촌 청년들입니다.
모두가 18-32세의 아들 또래의 훈련생들, 매일 아침 가나안 체조와 구보, 오전 교육, 오후 황무지 농장 개척, 저녁 강의와 체험담 나누기, 점호......
이렇게 함께 뛰고, 함께 배우고, 함께 일하고, 함께 가르치노라면 행복합니다. 돌단 길
동산 등성이를 수차례 오르내리면 지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슨 인생사에나 집착하지 말라. 그것이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욕망이든지, 바램이든지 집착하는 것이 괴로움이요 어리석은 일이라는 부처 가르침에 젖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부지런함이 갈등이 될지도 모릅니다. 36명 전부가 대대로 불교인이요, 기숙사 침상에는 부처와 존경하는 스님의 사진을 부쳐 놓고 취침 전 후에 명상의 기도 시간을 갖는 모습을 봅니다. 저녁 점호 시간에 어깨를 두드려 격려를 해줍니다만, 제 마음은 벽을 두드리는 것처럼 서운하고 착잡합니다.
아프리카에서와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여러 동역자, 동문, 친지들이 쉬 방문할 수 있습니다. 저희도 여러분이 직접 오시는 소식이 마냥 반갑고 기다려집니다. 이 산정에서
새벽을 깨우는 소리, 구름 속 비구름 속에서 배우는 개척의 일터, 별들이 흐트러져 수놓은 밤하늘과 개똥벌레 펼치는 반딧불 들판을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수 천년의
불심의 자부심을 갖는 이곳에서 그분이 하시는 일을 듣고 보고 함께 기도하고 싶습니다
제2기 교육훈련은 8월 1일에 수료식을 갖습니다. 이 수료식에 여러분 중 누구라도 찾아와서 격려해 주면 참 좋겠습니다. 1기생에서 선발된 15명 한국에서 영농훈련 계획이 진행중인데, 모든 한국 입국, 연수 수속 절차가 잘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이곳 미얀마의 모든 소식은 안팎이 다르니 분별하여 바로 알리기가 어렵습니다.
폭풍우 기상에 깊은 바다 속의 평온함이라 할까요. 휴화산 속이 분출의 날 기다리는 열기라도 느낄 수 있는 것인지요? 밖에서 오는 소식, 안에서 느끼는 소식이 너무나 다릅니다. 우리가 확실히 의뢰하고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은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어느 날 선악 간에 드러내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는 황무지 개척의 일터에서만 아니라, 우리 인생사 모두에서도 증거로 나타납니다.
여러분에게 그분의 은총이 나날이 같은 고백되어 지소서.
그리하여 그분 찬양 영육간에 울어나기를.
그분이 부르시던 날
그날은 참 순수하고 깨끗해졌었지
모든 삶을 그분 샘물에서 씻고,
모든 마음의 생각들 그분 샘터에 담그고,
그렇게 맑고 정결한 나날을 이루리라 다짐도 했지.
그렇게 새롭게 시작했던 날이 몇 번이었던가
가고 싶어 갔던 아프리카 수풀 엉켜진 등성이에서
그분이 가라한다 믿고 미얀마 황무지 산정에서
그분이 보내준 젊은이들과 어울려
또 다시 시작하는 새 날의 다짐
우리는 개척자
개척자는 꿈이 있다.
우리는 무엇이나 할 수 있고
우리는 무엇인가 해야 하고,
우리는 한가지라도 할 것이다.
새벽에 소리치고 뛰면서
아침에 배우고 익히면서
오후에 심고 가꾸고 거두면서
밤늦게 모여 다지고 다짐한다.
이런 나날이 믿음이라면 그분 향한 믿음으로 심고
이런 나날이 꿈이라면 그분 주신 비전으로 가꾸고
이런 나날이 사랑이라면 그분 사랑으로 거두리라
와서 보면 희망을 알리
함께 지나면 사랑을 느끼리
담아서 가는 동역에 믿음은 자라가리
2003.6.26 미얀마 핀우린 가나안 산정에서 김상옥 드림